건축가들이 설계한 건물들을 보면 어떻게 저런 걸 생각해 내지? 하는 생각을 한다. 우리가 어느 정도 건축적 안목을 가지려면 일단 건축을 많이 봐야 한다. 물론 그냥 보는 것이 아닌 일정한 잣대를 가지고 봐야 하며 많이 보다 보면, 나름대로 판단을 할 수 있게 된다. 나름대로 판단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면, 그때부터 역사를 공부해야 한다. 자칫 건축의 전문성을 갖기 이전에, 취향에 얽매여 건축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이쯤에서 건축가의 설계 방법론을 조금이라도 안다면 건축을 볼 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1_ 평명도에서부터 시작하는 방법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다. 법규를 검토해서 일정한 건폐율(대지면적에 대한 건물바닥 면적 비율)이 나오면 대지위에 1층을 먼저 자연스럽게 앉히고, 그 위로 예상되는 층들을 앉히면서 '코아'(엘리베이터, 계단 등 각 층마다 공통으로 들어가는 시설)의 위치를 정한다. 그리고 그 위로 '기준층'(각 층마다 동일한 평면)의 평면을 설계하여, 전체적으로 평면적인 기능이 충실한지를 먼저 점검한다. 그리고 난 후 사면을 돌아가면서 입면도를 설계하고, 동시에 단면도를 그려서 층고(건물의 층과 층 사이의 높이)를 정하고, 입면상에서 재료에 따른 시공방법을 정한다. 기준층이 반복되는 오피스텔이나 아파트 등에서 이런 방법을 많이 사용하는데, 특별한 공간 개념이나 건축 개념보다는 평면에서의 기능과 층고, 설비 방법, 입면의 형태와 효율성이 더욱 중요하게 부각되어 자칫 무미건조한 건물이 나올 수 있다
2_ 덩어리를 조각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방법
건축을 마치 조각을 하듯 거대한 덩어리를 주물럭거리는 것부터 시작하는 건축가들도 있다.(ex 자하 하디드, 에르조 & 드 무롱) 이들은 평면이나 내부 실 구성, 필요한 기능 등을 파악하고 난 후 곧바로 평면을 짜는 것이 아니라 덩어리를 자르고 붙이는 작업부터 시작한다. 처음부터 컴퓨터로 시뮬레이션을 해보고 난 후 평면도를 입력하고, 그 기능을 부여한다. 이러한 설계 방법은 조각과 그리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볼 수도 있는데, 건축가마다 개성이 뚜렷히 보인다. 하지만 기능이 완벽하지 않은 경우 많은 사용자들이 불편을 호소하기도 한다.
3_땅 모양새에서부터 시작하는 방법
좋은 건축디자인 의도가 있고, 추구해야 할 기능이 있더라도 땅이 조건을 제대로 충족시킬 수 있느냐가 항상 선행문제가 된다. 그래서 아예 땅 모양새에서부터 건축설계를 시작하는 경우가 있다. 항상 그런것은 아니지만 보통 법규가 제한하는 한도를 꽉 채워서 사용해야 하는 경우에 이런 방법을 사용한다. 혹은 땅이 기이하게 생겼거나 예각이 너무 많아서 일반적인 평면 형태로는 도저히 건물을 지을 수 없는 경우에 땅모양과 건축의 궁합을 먼저 고려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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